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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방수 하자, "이미 시공된 층"을 구분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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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하자소송에서 방수 관련 항목은 대체로 소액이 아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이나 주민공동시설 지붕층처럼 면적이 넓은 부위의 복합방수 하자는 전체 보수비가 십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청구되기도 한다. 이처럼 청구 금액이 큰 항목일수록 단순히 시공 기준을 충족했는지만 따지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 어떤 재료와 공법이 어느 정도 적용되어 있는지를 면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한 하자소송에서도 이러한 현장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하자보수비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으로 나타났다.


입주자 측은 지하주차장 및 주민공동시설 지붕층 바닥에 시공된 복합방수가 규정된 방수몰탈 공정 등을 누락하거나 축소해 시공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시공 기준에 따른 하자보수비 전액을 청구했다. 복합방수는 통상 시트재와 도막재를 함께 사용해 방수층을 형성하는 공법으로, 표준시방서에서도 시트층과 도막층에 대해 각각 일정한 시공 기준을 정하고 있다. 입주자 측은 이러한 기준에 미달한 부분을 모두 보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산정해 청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현장조사 당시 시트방수재가 이미 시공되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트방수재가 실제로 깔려 있다면 적어도 해당 시트방수 공정 자체는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두께 부족 등을 이유로 보수비를 산정하면서 시트방수에 해당하는 재료비와 노무비까지 다시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이미 시공이 완료된 부분까지 보수 대상에 포함하면 결과적으로 동일한 공정에 대한 비용이 중복 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넓은 면적에 걸친 방수공사를 실제 시공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적으로 미시공 또는 부실시공으로 취급하면, 실제 필요한 보수 범위를 넘어 과도한 하자보수비가 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감정 과정에서도 이러한 시공사 측의 주장이 일정 부분 받아들여졌다. 복합방수의 시트층이 기성품 형태로 이미 시공되어 있는 경우, 두께 산정에 따른 보수비 일위대가 중 시트방수층에 해당하는 부분은 공사비 차액 계산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방수층의 축소시공 범위에서도 이미 시공된 시트층과 실제 부족한 부분을 구분해 보수비를 다시 산정했다.


법원 역시 복합방수가 시트재와 도막재를 함께 사용해 방수층을 형성하는 공법이라는 점을 전제로, 표준시방서상 시트층은 최소 1㎜ 이상, 도막층은 해당 도막방수공법에서 정한 사용량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시트재가 이미 기성품 형태로 시공된 상태라면, 해당 부분까지 공사비 차액 산정에 포함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다. 결국 이미 시공된 시트층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실제로 부족한 부분을 기준으로 하자보수비를 산정했으며, 그 결과 감액된 하자보수비가 최종적으로 인정됐다. 당초 청구 금액이 십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였던 만큼, 전체 복합방수 물량을 기준으로 일괄 산정하는 경우와 실제 시공된 층을 구분해 부족한 부분만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경우에는 최종 인정 금액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번 판단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대규모 방수 하자에서는 단순히 ‘시공 기준에 미달했는가’만을 다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현장에 실제로 어떤 재료가 사용되었고, 각 공정이 어느 정도까지 시공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복합방수처럼 여러 층으로 구성된 공법에서는 어느 한 층이 기준에 미달했다고 해서 전체 공법을 처음부터 다시 시공하는 것을 전제로 보수비를 산정하는 것이 반드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이미 시공되어 있는 층은 그 부분을 제외하고, 실제로 부족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시공비 차액을 산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이 시공되지 않았는가’뿐만 아니라 ‘무엇이 이미 시공되어 있는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시공사 입장에서는 하자 여부 자체를 다투기에 앞서 현장에 실제로 적용된 재료와 공정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 완료된 공정과 그렇지 않은 공정을 구분하고, 이를 현장조사 자료와 시공 관련 자료 등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제시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특히 감정 단계에서부터 공정별 시공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보수비 산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인정되는 하자보수비의 규모를 좌우할 수 있다. 결국 대규모 방수 하자를 둘러싼 소송에서는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만큼이나 ‘어디까지 실제로 시공되어 있는지’와 ‘어디까지 보수가 필요한지’를 구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복합방수처럼 층별로 구성된 공법일수록 현장의 실제 상태를 바탕으로 보수 범위를 세분화하고, 감정 단계에서부터 이를 체계적으로 주장·입증하는 것이 하자보수비의 과다 산정을 막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