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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패드에 홈게이트웨이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면, 별도 미시공은 하자가 아니다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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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하자소송에서 자주 다뤄지는 항목 중 하나가 홈네트워크 설비다. 입주자 측은 세대 내 월패드와 별도로 홈게이트웨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미시공 하자로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 보면 단순히 장비 하나가 빠진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해당 제품이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관련 인증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다. 최근 다룬 사건에서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 법원은 시공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항목을 하자에서 제외했다. 반면 같은 사건에서 홈네트워크 설비의 예비전원 미시공은 하자로 인정됐다. 하나의 사건에서도 각 항목의 구체적인 기능과 시공 상태, 입증자료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원고 측 주장은 비교적 단순했다. 세대 내에 ‘홈게이트웨이’라는 별도의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를 미시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는 여러 기능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해 구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사건에서 시공된 월패드 역시 방범감지, 도어락 연동, 도어카메라, 각종 제어 스위치 기능과 함께 홈게이트웨이의 상호연동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었다. 따라서 별도의 박스 형태 장비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홈게이트웨이 설비 자체가 미시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장비가 물리적으로 별도로 존재하는지가 아니라, 홈게이트웨이에 요구되는 기능이 실제로 구현되어 있는지였다. 특히 설계도서에 기재된 장비 명칭과 준공 당시 실제 유통되던 제품의 구성·사양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차이를 기능과 인증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입증하는 것이 핵심적인 방어 논리가 됐다.


법원이 시공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근거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인증자료였다. 해당 월패드는 관련 규정에 따른 홈네트워크 기술기준에 따라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인증서, 공급자적합성확인서, 전기안전시험성적서 등 관련 KC 인증자료를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및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에 따른 신고확인서 등도 확보되어 있었다. 이러한 자료는 해당 제품이 관련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인증된 제품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특히 홈네트워크와 같이 제품의 기능과 기술적 요건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단순히 제품의 외형이나 명칭만 확인하는 것보다, 제조사가 제출한 인증서와 시험자료를 통해 실제 기능과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기능의 실질적 구현 여부였다. 해당 월패드가 단순히 월패드의 기능만 수행한 것이 아니라 홈게이트웨이에 요구되는 상호연동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법원은 이러한 기능적 측면을 고려해 별도의 홈게이트웨이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미시공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이 보여주는 핵심은 분명하다. 하자 여부를 판단할 때는 도면이나 시방서에 기재된 장비의 명칭이나 외형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해당 설비에 요구되는 기능과 성능이 실제로 구현되었는지, 관련 인증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홈네트워크처럼 기술 변화가 빠른 분야에서는 설계 당시 예정했던 장비 구성과 준공 시점에 실제 적용된 제품의 사양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단순히 장비가 별도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기능 통합형 제품이 기존 장비가 수행하던 기능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따라서 시공사 입장에서는 준공 당시 실제 시공된 제품의 인증서, 제품 사양서, 성능시험자료, 자재승인 관련 서류 등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자료가 갖춰져 있어야 통합형 제품의 기능과 성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관련 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경우에는 실제로 동일한 기능이 구현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소송에서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이 사례는 홈네트워크 설비의 미시공 여부를 다툴 때 ‘장비가 따로 설치되어 있는가’보다 ‘요구되는 기능이 실제로 구현되었는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가 바로 준공 당시 제품의 인증과 성능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라는 점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건설 분쟁에서는 결국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번 사례처럼 제품 자체의 기능과 인증자료를 통해 별도 장비의 미시공 주장을 방어한 것은 향후 유사한 홈네트워크 분쟁에서도 참고할 만한 실무적 시사점을 준다. 이러한 접근은 홈네트워크뿐 아니라 다른 설비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여러 기능이 하나의 제품에 통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장비의 설치 여부나 명칭만을 기준으로 하자를 판단하기보다 실제 기능과 성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공사 입장에서는 준공 당시 사용된 제품의 인증서와 성능자료, 제품 사양서 등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