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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천장틀 내 전선관 미시공, 왜 하자가 아니라고 보았을까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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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하자소송에서는 세대 천장 내부 배선과 관련하여 가요전선관이 일부 구간에 시공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자주 제기된다. 입주자 측은 대체로 표준시방서에서 조명기구 배선에 가요전선관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이러한 원칙에도 명확한 예외가 존재하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가요전선관이 시공되지 않았더라도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전기설비 하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시공누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기술기준이 함께 적용되는 분야이므로 특정 규정만을 근거로 하자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사건에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세대 천장 경량천장틀 내부의 일부 구간에 가요전선관이 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감정인 역시 현장조사 결과 일부 미시공 사실을 확인하고, 시공기준과 실제 시공 상태의 차이를 근거로 하자보수비를 산정하였다. 표준시방서는 이중천장 내에서 옥내배선으로부터 분기하여 조명기구에 연결되는 배선은 원칙적으로 케이블배선 또는 금속제 가요전선관 배선으로 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만 보면 시공사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표준시방서와 대한전기협회의 내선규정을 함께 검토하면 이 원칙에는 분명한 예외가 존재한다. 옥내배선과의 분기점 또는 아웃렛박스에서 조명기구 전원 인입부까지의 배선 길이가 30센티미터 이하이고, 배선이 조영재에 직접 접촉될 우려가 없도록 설치된 경우에는 케이블배선이나 금속제 가요전선관 배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하자판정기준 역시 같은 취지로, 배선 길이가 30센티미터 이하이고 조명기구 등에 직접 접촉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하자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가 된 배선은 바로 이러한 예외 요건에 해당하였다. 따라서 표준시방서의 원칙 규정만 보면 하자로 볼 여지가 있었지만, 관련 기술기준 전체를 종합하면 오히려 하자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재판부 역시 이러한 점에 주목하였다. 사업계획승인 당시 적용되는 건축전기설비공사 표준시방서는 대한전기협회가 발행한 내선규정과 배전규정을 공사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표준시방서와 내선규정을 함께 해석하면 배선 길이가 짧고 조영재 접촉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가요전선관을 시공하지 않더라도 기능상 또는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감정인도 전선관 미시공으로 인한 기능상 또는 안전상의 하자는 확인되지 않았고, 배선 길이가 30센티미터를 초과하거나 배선이 조영재에 접촉된 부분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고 회신하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이 항목을 하자로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하자에서 제외하였다. 결국 표준시방서의 원칙 규정만으로 하자를 단정할 수 없으며, 예외 규정의 적용 여부를 실제 시공 상태에 비추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판결은 전기설비 하자 분쟁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표준시방서에 원칙 규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하자를 인정할 수는 없으며, 그 규정에 예정된 예외까지 함께 검토해야 비로소 정확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전기설비 분야는 표준시방서뿐 아니라 내선규정, 배전규정 등 여러 기술기준이 유기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이다. 어느 하나의 규정만을 근거로 판단하면 실제로는 하자가 아닌 부분까지 하자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감정 단계에서는 배선 길이, 조영재 접촉 여부와 같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감정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그 판단의 근거가 된 기술기준과 예외 규정이 충분히 검토되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설하자 소송에서는 이러한 기술기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예외 요건에 대한 치밀한 검토가 결국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판결은 하자 여부를 판단할 때 원칙 규정만이 아니라 예외 규정까지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의미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